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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초와 야생9

냉이와 노루 노루의 흔적을 찾아 뒷산을 오르다 담비가 노루를 추적하는 현장을 목도한 이후 며칠이 지난다. 조심성 많은 노루가 인기척이 있는 두메산방 앞을 천천히 걸어가야 할 정도로 아주 지쳤던 상황에서 바로 그 뒤를 맹렬히 추적하는 담비들을 무사히 따돌릴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뒷산을 올라 결과를 바로 확인하기에는 저번 고라니의 죽음으로 왠지 마음에서 싫었다. 그래서 올라가지 않았다. 지난가을 이후 바로 했어야 할 작업, 고추밭 정리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밭으로 올라가는 길을 뒷산을 통해 가보기로 한다. 생명을 담보로 쫓고 쫓기는 치열함이 있던 장소로는 너무나 평온한 풍경... 과연 노루 사체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배설물만 보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담비는 아마도 산방에서 지체한 시간 때문에 추.. 2023. 3. 16.
두메산방 살아남기 2탄 자연 섭리에 끼어든 걸 자책하다 고라니를 묻은지 이틀이 지났다. 야생동물들의 생태, 말하자면 자연의 섭리에 불쑥 인간이 끼어든 게 되어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그들의 평형은 죽거나 도망치거나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이어야 하는 것을... 의도치 않게 나타난 인간은 담비에게는 재앙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다음부터는 더 조심해야 할 일이다. 씨앗 파종 그리고 일상 아침부터 고랑의 잡풀 돋는 것들을 솎아 낸다. 상추와 대파 씨앗 파종을 할 참인데 많이도 필요없으니 작년에 뿌리고 남은 약간의 양만 가지고도 충분한 듯하다. 얼었던 땅이 녹아 흙도 부슬부슬하고 기름져 보여 흙을 만지는 기분도 새 봄을 맞아 아주 좋았다. 라디오를 켜고 차양 밑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들여다 본다. 나름 그때그때의 일상을 적는다... 2023. 3. 9.
두메산방에서 살아남기 두메산방은 멧돼지와 고라니 놀이터 매년 겨울이면 사냥꾼들이 몰려올 정도로 두메산방 주변은 멧돼지와 고라니의 주 서식지다. 사람의 접근이 많이 제한되는 데다(교통이 불편해서) 숲이 울창해 먹을게 풍부하다.(내 생각임) 어찌 됐건 야생동물들이 꽤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8-9마리 정도의 멧돼지 가족이 산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산방 앞까지 서너 마리씩 몰려오기도 한다. 돼지가 이렇게 용감한 반면 고라니는 가까이 접근은 하지 않으면서 꽥꽥 소리 지르는데 마치 내 영역에 너 왜 들어왔니?라고 외쳐대는 것 같아 이럴 때면 나도 소리를 지른다. 야 임마...나두 살 권리가 있다..... 고라니 소리는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데 신통한 것은 항상 두메산방과 일정 거리를.. 2023. 3. 9.
복수초 피고 고로쇠는 봄인데 다시 폭설이 내리다 고로쇠는 봄봄... 2023년 2월 하순... 이제 날은 훨 따뜻해졌다. 두메산방의 봄은 아직 아닌 듯하지만 고로쇠물을 받아 보기로 한다. 이미 고로쇠 수액 채취용 호스와 캡, 그리고 8mm 드릴도 하나 구입해 왔다. 욕심내지 않고 대여섯 그루만 하기로 하고 산을 오른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라 이파리 생긴 것도 꼭 단풍나무잎과 유사한데 조금 큼직하다. 그리고 차이점, 단풍은 줄기 수피가 매낀한데 비해 고로쇠는 줄기에 회백색 얼룩이 있고 수피가 세로로 얕게 갈라져 있다. 이렇게 말해도 비슷하게 보이는 것들 이를테면 피나무 등이 있어서 처음 보시는 분은 헷갈릴 수도 있을 거 같다. 살라있는 나무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빼먹는다고 언짢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초봄에 잠깐 나오다 마는 거고 또 구멍이 생긴..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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