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공사 첫날
2019년 11월 26일... 드디어 공사를 시작하기로 한 날. 아침 일찌거니 여관방을 나선다. 며칠 사이 서리도 내리고 급기야 눈도 내렸다. 산방으로 가는 가파른 언덕길에도 눈이 보이는데 양이 많지 않아 다행이지만 내심 걱정이다. 눈 덮이고 땅이 얼면 집 공사가 제대로 되겠나...
농막 공사에 생각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했다...
아침 7시가 넘자 트럭이 내려온다. 같이 온 분은 다름 아닌 강사장의 친형. 수인사를 하고는 두메도 장갑을 끼고 자재 하차를 도우려는데... 한데 만만하게 들 수 있는 놈이 별반 없다. 허참... 그 친형 왈... '공사판 일도 아무나 못해요.' 결국 하루종일 뭘 가져다주는 시다 역할만 해야 했다.
싣고 온 자재는 기둥재로 쓰일 6m 철제 각관 10여개, 발전기, 용접기, 커터기, 콘크리트 주춧돌, 기타 드릴과 각종 공구, 휘발유 등 동력원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생각보다 많았다. 차에서 다 내리고 보니 쉽게 보였던 농막공사가 만만치 않은 일임을 실감케 한다.
작업의 기본 - 수평과 수직
땅에 무엇을 세울때 항상 수평과 수직을 맞추는 게 중요한 듯. 공투 장비로 평탄화된 땅에 우선 농막 기둥이 설 자리를 재고 흙을 파낸다. 이어 파낸 자리의 바닥을 다지고 각각의 구덩이에 주춧돌을 앉히고는 철제 각관을 얹어 수평을 맞춘다. 다음 철제 각관을 용접하고 수직각이 틀어지지 않도록 철제 각관 기둥을 세운다...
어느새 늦은 오후... 두메가 보기엔 하루 일치고는 진도가 많이 나간 거 같은데 강사장 표정을 봐서는 아닌 듯했다. 일이 그의 생각보다 늦어진 이유는 농막에 가깝게 서 있는 소나무들 때문이었다. 높이 20여 m에 이르는 소나무들은 그 뿌리는 산 경사면의 흙을 견고하게 잡아주기는 하지만 가지가 많아 겨울철 눈이 쌓이면 가지가 부러져 지붕을 덮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소나무를 베어 넘기느라 반나절을 허비했다.
이런 연유로 철골조가 다 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뭔가 이룬 것같은 뿌듯한 느낌을 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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