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산골에서 정말 중요한 먹거리입니다. 그런데 작년 감자 수확을 할 때, 감자알 속 가운데 일부분이 갈색으로 변한 채 빈 공간이 생겨 있는 걸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없던 현상이라 당황스럽고 그냥 먹기도 어렵고... 이게 무슨 일일까요?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감자 질병일까요? 아니면 감자의 생리적 반응일까요? 이 글에서는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 이 현상이 병이 아니라 생리적 현상이라는 것을 밝히겠습니다.
1. 감자 갈변 공동 현상, 무엇인가?
작년 감자 수확을 생각해 봅니다. 감자꽃이 지고 대공이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 땅 속에서 감자알이 충분히 숙성되길 바라면서 천천히 수확을 했습니다. 한데 기대와는 다르게 굵은 알도 많지 않고 전체적인 수량도 예년보다도 적었습니다. -_-!
더군다나 수확한 감자의 상당량이 알맹이 한가운데 일부가 갈색으로 변한채 비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몇 년간 약을 전혀 치지 않았어도 이런 갈변 공동 현상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찜찜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고 보니 작년 6월 하순경, 농촌 관련 기관에서 지역 농가에 철저한 방제를 당부하는 뉴스가 생각납니다. 헐. 이게 흔히 말하는 감자의 질병이란 건가... 또다시 이런 결과를 받을 수는 없다는 마음에 감자 질병을 찾아보았습니다.
2. 감자 '갈변 공동' 현상은 감자질병 때문인가?
■ 대표적인 감자질병들
감자무름병: 감자의 속이 갈색으로 변하며 물러지는 병으로 조직이 급격히 무르고 썩으며 악취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토양전염성 병으로 따뜻한 날씨에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질병인데 집중강우 이상기온 이어짓기 재배 파종 전후 주위 환경 불량과 같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감자더뎅이병: 둥근 모양의 병반이 감자 표면에 덕지덕지 생깁니다. 역시 토양전염성 병으로, 병원균이 토양이나 식물의 잔재물에 살면서 계속적으로 기주식물을 침해합니다. 땅속에서 수년동안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감자 연작으로 인해 피해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감자역병:감자알의 겉면이 짙어지고 그 껍질 밑부분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썩는 냄새도 납니다. 비가 올 때병원균이 병든 잎에서 씻겨 내려가 얕게 묻힌 덩이줄기를 감염시켜 수확 전후 또는 저장 중에 부패를 일으킵니다.
■ 감자 갈변 공동 현상은 질병이 아니다
갈변 공동을 보이는 감자도 겉으로 보면 건강한 감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냥 보통의 매끈한 감자입니다. 육안으로 보아도 감자가 물러 터진다던가, 표면에 둥근 더데기가 생긴다던가, 껍질이 짙어지면서 갈색으로 썩지도 않아서 앞서 말한 대표적인 감자 질병들 중 하나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혹 특이한 감자 병이 나한테만 발생했다...? 헐. 사실 자연농법을 하는 이 산골에서는 약을 치지 않아도 지금껏 감자뿐 아니라 다른 작물에도 질병이라 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이렇게 감자 갈변 공동 현상은 감자질병으로 생기는 징후와 다른 만큼 감자의 생장 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생리적 현상으로, 감자의 병이 아닙니다.
3. 감자 갈변 공동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년과 다름없이 경작을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아마도 감자의 생장발육에 무언가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겠지요.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은 주로 연작 폐해와 영양분 부족, 토양 수분 부족 때문에 생깁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별거 아닌 것이, 한 곳에서 너무 오래 부쳐 먹었고 비가 안 올 때 물 주기도 소홀했다는 반성에 불과합니다.
■ 연작 폐해
같은 작물을 같은 밭에서 오래 재배하면, 토양에 병원균이나 해충이 축적되고, 토양의 영양분이 고갈되는 현상입니다. 연작 폐해로 인해 감자는 감자무름병이나 감자더뎅이병과 같은 병에 걸리기 쉽고, 수확량이 줄어들거나 공동이 생기는 등 품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 토양 수분과 영양분 부족
7월 감자 알갱이가 굵어지기 시작할 무렵 비가 오지 않아 토양 수분이 부족하거나 고온으로 칼슘 흡수율이 떨어질 때 덩이줄기 내부에 갈색반점, 갈변이 일어납니다. 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수분이 공급되면 덩이줄기가 급격히 커져 중심이 비어있는 중심 공동이 생깁니다.
4. 감자 갈변 공동 현상,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감자를 재배하는 밭을 매년 바꾸거나, 감자와 잘 어울리는 작물을 번갈아 심어 연작 폐해를 막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콩과 식물은 감자와 잘 어울리는 작물로, 감자와 교대로 재배하면 토양의 영양분을 보충하고 병원균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양 수분과 영양분 부족으로 인해 감자는 감자역병이나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과 같은 생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토양 수분과 영양분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감자의 생장 기간에 따라 물을 주거나, 토양에 비료나 유기물을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감자의 알이 굵어지기 시작하는 7월에는 토양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칼슘이나 칼륨과 같은 영양분을 보충해 주면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나가는 말
이상으로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은 병이 아니라 생리적 현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감자의 갈변 공동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연작을 피하고, 토양 수분과 영양분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자 재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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